미술관 in 제주 시리즈 |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시네마 보기
◆· 미술관 in 제주 | 빛의 벙커 ·◆
*핌이의 지식 외에 구체적인 정보는 빛의 벙커 홈페이지의 내용을 참조하여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광치기 해변, 섭지코지, 그리고 빛의 벙커는 고성리 관광명소 삼각지대의 꼭짓점에 위치하고 있다.
제주 동부 여행의 필수 코스에 꼽힌다. 차분한 실내 활동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가기 좋은 곳이라서, 아이들이 가기에 적합한 곳은 아닐 수 있다. 플래시만 터트리지 않는다면 사진 또한 찍을 수 있다. 한 공간 안에 비추는 영상을 보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좌석은 따로 지정되지 않는다. 몇 개 없는 벤치 경쟁이 좀 있으며, 벤치에 앉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닥에 앉아서 영상을 감상한다.
입장료는 이곳 역시 제주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에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비싸다는 평이 많다. (제주도민에겐 익숙한 물가...)
빛의 벙커를 처음 방문한 이날 전시의 주제는,
<모네, 르누아르... 샤갈 지중해로의 여행>이었다.
이 전시는 2021.04.23(금)~2022.02.28(월) 까지의 기간 동안 열린다.
위치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서성일로 1168번길 89-17
(지번)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2039-22
영업시간 |
매일 10:00~19:00 4월~9월(입장마감 18시)
매일 10:00~18:00 10월~3월(입장마감 17시)
전화 |
15222653
홈페이지 |
주차 유의.
주차료는 무료이나 주차장의 만차가 빈번하니 제2주차장(어부피자)에 주차,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고 한다.
대상 | 개인 | 단체 / 도민 |
성인(20세이상) | 18,000원 | 16,000원 |
청소년(14세~19세) | 13,000원 | 11,000원 |
어린이(8세~13세) | 10,000원 | 8,000원 |
특별요금 (4세~7세 미취학아동, 장애인 본인 할인) |
8,000원 | 6,000원 |
36개월 미만 유아 | 무료 |
핌이와 일행은 도민 할인을 받고 32,000원에 현장 구매를 했다.
전시 관람할 때 주의할 점을 훑어본 후 입장!
*관람 도중 나갔다 들어오는 건 허용이 안되어서 화장실은 미리 다녀오라고 안내한다.
먼저 빛의 벙커에 대해 설명하자면,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옛 국가기관 통신시설이었으며
한국과 일본 사이에 해저 광케이블 통신망을 운영하기 위해 설치되었다.
오름 안에 900평 면적의 대형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건설하고
흙과 나무로 산자락처럼 위장하는데 축구장 절반 정도의 크기라고 한다.
군인들이 보초로 서서 출입을 통제하던 구역이었다.
1층 단층 건물인 빛의 벙커는 가로 100m, 세로 50m, 높이 10m, 내부 높이 5.5, 넓이 1㎡의 기둥 27개의 기둥이 있다.
자연공기 순환 방식을 이용하여 연중 16℃의 일정 온도를 유지하고, 벌레나 해충이 없다.
외부의 빛과 소리가 완전히 차단되었기 때문에 완벽한 방음 기능이 있다.
2017년 철거, 내부공사와 콘텐츠 제작 및 사업, 마케팅 준비를 진행하여 2018년 '빛의 벙커'로 개관하였다.
빛의 벙커에서는 '몰입형 미디어아트'의 형식을 지닌 컨텐츠를 전시하고 있다.
몰입형 미디어아트는 작품에 음악을 더하여 몰입효과를 높이는 특징이 있다.
몰입형 미디어아트
빔프로젝터와 스피커를 이용한 전시.
2012 Carrières de Lumières | 프랑스 레보 드 프로방스, 빛의 채석장.
2018 Atelier des Luières | 프랑스 파리, 빛의 아틀리에. 11구의 낡은 철제 주조공장
2020 Bassins de Lumières | 프랑스 보르도, 빛의 수조. 옛 잠수함 기지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방치된 건물이나 군사시설을 전시공간으로 바꾼다는 것이 감동적이다.
서울 도시 곳곳에 낡은 폐가들도 이렇게 예술공간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핌이가 관람한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시는 35분 동안 상영된다.
입장하면 나오는 공간에 정사각 모양의 창문이 있다.
창문으로 보이는 중앙홀을 신기한듯 보고 있는 핌이의 일행이 그림 같았다.
일행도 핌이를 보고 같은 인상을 받았는지 전시를 보는 핌이의 모습을 열심히 찍었다.
벽에 비춰지는 움직이는 그림 속에 핌이가 녹아드는 것처럼 보였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빛의 벙커에서는 플래시를 터트리지 않고 사진을 찍는 것은 허용된다.)
막 시작된 전시에는 나른한 재즈음악과 함께 붉은 그림들이 온 사방을 채우고 있었다.
많은 인파가 바닥이나 벽에 기대어 앉아 정적으로 벽들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 처음에는 낯설었다.
그동안 핌이의 미술전시 관람 경험에서는 관람객들이 천천히 줄을 지어 움직이면서 그림을 감상했는데,
앞사람과 뒷사람의 리듬에 휘둘리게 되어서 적잖이 불편했었다.
이곳은 공간마다 다른 조형물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 공간에 같은 영상을 쏘아주는 곳이라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공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언제나 그랬듯 어디서나 적응을 곧바로 해내는 핌이의 일행은 어느새 기둥에 기대어 앉았고 말이 없어졌다.
평소에 대화하는 것에 그닥 흥미가 없는 분위기의 모임이라면 이곳을 가보길 추천한다.
시각과 청각에만 집중하여 홀린듯이 각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상영 구성
- 르누아르
- 모네
- 피사로
- 시냑
- 드랭
- 블라맹크
- 뒤피
- 샤갈
- 그 외 약 20명
다음은 전시 컨텐츠를 만든 아트팀에 대한 정보!
아트디렉터 | Gianfranco lannuzzi
구현 |
Gianfranco Lannuzzi
Renato Gatto
Massimilano Siccardi
협업 및 작곡 | Luca Longobardi
비디오 애니메이션 |
L1S
Vittorio Guidotti
Lisa Cantini
각색 | 컷백(Cutback)
제작 | Culturespaces Digital
매끄러운 벽과 기둥, 바닥에 가득 채워지는 푸른빛의 장막-
음악까지 더해져 찬란하다는 표현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푸른색이 지닌 강한 전달력과 명료함!
가장 친절한 색이 아닐까 싶다.
그런 완벽함에 붉은 색의 균열이 가해져 태어나는 보라색은
피가 흐르는 푸른 혈관을 보여주는 것 같다.
어릴 적 엄마의 카페에 그려져 있던 마르크 샤갈의 벽화는 늘 핌이의 한 부분으로 남아있다.
샤갈은 푸른색으로 자신의 영적인 모습을 투영하고는 했다.
붉은색 역시 적대적인 것이 아닌 영혼의 어느 한 부분으로 표현했다.
이런 샤갈의 예술세계는 핌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핌이에게 강한 영향을 끼쳤다.
시각은 이렇게나 강하다. 원하든 원치않든, 사람의 뇌리에 강한 음영을 남긴다.
그림을 그리는 핌이의 개인적 의견으로는,
사람은 살면서 눈으로 보는 것을 신중히 골라야 한다.
가능하다면 아름다운 것을 많이 보고, 추한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무엇이 아름답고 추한지는 최초의 기억, 가장 어렸을 적부터 느낀 느낌 그대로를 믿는 것이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사회화에 의해 훈련되어진 미와 추의 기준이 아닌 어린아이의 마음마저도 사로잡는 아름다움을 믿고 싶다.
미맹인 사람들이 오히려 요리계 종사자가 많이 된다고들 한다. 그 요리계 종사자가 모두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듯, 시각적인 충돌을 많이 겪은 사람도 예술가가 되기에 더 좋지만, 그들이 모두 다 아름다운 것을 창작하는 것은 아니다.
아름답지 않아도 예술이다, 예술에 우월이란 없다고 생각한다면 핌이의 생각에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존재의 가치는 굳이 예술이 아니더라도 모든 것에 있다. 가치의 형평성을 논하는 것에는 흥미가 없다.
당연한 얘기로 에너지 낭비는 말자.
사랑받았다면 정이 많은 사람이 된다. 정이 많은 사람은 아름다운 것을 더 많이 찾아낸다.
아름다운 것을 더 많이 찾아내고 싶다면, 추한 것은 피하려는 아주 단순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좋은 것을 많이 먹어서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나쁜 것을 적게 먹어서 건강해지는 것처럼.
사려깊은 마음, 건강한 호기심, 의존하지 않는 통찰력.
핌이의 이상향이다.
아름다운 점묘화의 다채로운 색조합이 보는 이의 정신을 고양시킨다.
클래식과 재즈,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울림은 쏟아지는 시각적 자극 속에서 혹시라도 길을 잃지 않게끔 의식의 흐름을 이끌어준다.
시각적, 청각적인 효과가 집중적으로 방출되는 곳이기 때문에 관람객 몇몇은 멀미를 느낀다고도 한다.
핌이는 멀미보단 즐거움을 느꼈다. 충만한 예술적 영감을 느끼면서 느릿느릿 눈을 깜빡이는 핌이를 찍고 있었던 일행.
술을 마시고 음식을 먹으며, 음악을 연주하고, 웃으며 어울리고, 서로에게 매혹되기 위해 모인 사람들. 커다란 나무 아래 모자를 쓴 남자와 주름진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추는 왈츠. 르누아르의 그림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을 움직이는 영상으로 만든 미디어아트.
지중해 지역을 가본적은 없지만, 이 그림들과 같은 곳을 여행한다면 낭만적인 추억이 될 것 같다.
어느덧 상영시간 막바지가 가까워지고 마지막으로 기념사진 몇 장을 찍었다.
사진과 영상에서 나오는 것보다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인파가 있었다.
정말 순수하게 작품을 감상하기에는 불편할 수 있지만, 쾌적한 환경에서 예술적으로 재탄생한 벙커라는 공간을 즐기는 의미가 더 큰 곳이다.
한때는 군사기밀시설이었던, 빛의 벙커.
새로운 곳을 개척하는 것에 앞서,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곳 한편에 버려져있던 곳을 다시 활용하는 것이 마음에 와닿는다.
한동안 정적만 감돌았던 이 곳이 이제는 눈부신 빛과 꿈꾸는 표정의 관람객들로 채워졌다.
미디어아트로 행복해진 핌이와 일행은 다음 관람객들을 맞은 빛의 벙커를 뒤로하고 햇빛이 쏟아지는 바깥으로 나왔다.
핌이가 따로 부탁한 건 아닌데, 화장실을 이용한 일행이 남자화장실을 찍어왔다.
여자화장실도 대충 이렇게 생겼을 듯! (핌이는 될 수 있으면 공공화장실을 쓰지 않는다.)
아트샵은 출구를 나가면 바로 나온다.
전시 테마에 맞춘 아트상품들이 너무 예뻐서 한참을 구경했다.
그중에서 핌이가 고른 상품은 두 가지.
모네의 수련1 안경 클리너(5,000원)와 수련 2가 들어간 책갈피(1,500원).
책갈피는 핌이 그림을 주문해주신 의뢰인께 선물로 드리려고 샀다.☺️
빛의 벙커 바로 옆에는 커피박물관 Baum이 있다.
핌이는 아직 커피에 대해 잘 몰라서 다음에 방문하기로 했다!
빛의 벙커에서 나와서 주차된 차로 가니, 가마솥처럼 뜨겁게 달궈져 있었다ㅜ...
차를 환기시키고 출발할때까지 좀 괴로운 시간을 겪었다.
모네의 그림이 가장 감명 깊었고, 관능적인 붉은 영상이나 숨 막히게 아름다운 푸른빛, 보랏빛 영상이 나올 때가 전시의 하이라이트라고 느꼈다. 핌이도 자유그림을 준비하고 있는데 푸른빛과 보랏빛, 빛에 의해 하얗게 부서뜨려진 색들을 표현하고 싶다.
자유그림을 고민하고 있는 요즘 많은 영감을 준 빛의 벙커.
핌이도 빛과 색의 무한한 아름다움을 그릴 수 있는 좋은 화가가 되고 싶다.
글쓴이 핌이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imgrim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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