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투어리즘 장소이고, 한국의 고전 명작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이기도 한 송악산 해안가.
해안가 울타리 옆에 드라마 대장금 촬영지였음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다.
서귀포 서남부 지역에 있는 송악산 해안가는 마라 해양 도립공원 지정구역에 속해있다. 핌이가 있는 곳은 6번이 표시되어 있는 해안 일제동굴진지. 산방산이 바로 옆에 있는 듯 잘보이고, 바다 위에 나란히 있는 형제섬도 보이는 곳이다. 이곳에는 편의점, 카페뿐만 아니라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다. 제주도의 드넓은 바다와 근처 곳곳에 위치한 SF영화 같은 비주얼의 지형들 덕분에 스냅사진, 기념사진의 메인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덕분에 인파가 많이 몰리는 곳이지만, 주차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 핌이가 찍은 스타벅스 제주 송악산점 앞쪽의 대형 주차장을 추천한다. (사진의 돌하르방들이 있는 곳) 만약 이곳에도 자리가 없다면 해안도로 동쪽 방향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작은 주차 구역들도 있으니 잘 찾아보길. (오래 시간을 보낼 거라면, 전자가 좋을 것이다. 송악산 올라가는 길에 있는 정자에서 쉴 수도 있다.)
형제섬의 모습이 특이해서, 섬이 더 잘보이는 해안가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들로 늘 북적북적하다. 그나마 송악산 해안가는 장소가 워낙 넓어서 사진 찍기에는 더 편하다. 해안가의 모래들은 검은색을 띠고 있다. 하얀 파도가 부딪치는 검은 모래사장과 다른 해안가보다 더 검푸른 바다가 장엄한 인상을 준다. 그늘도 없이 하늘 아래 드러나있는 곳이라 사람들이 더 작게 보이지만, 송악산 올라가는 방향 중간에 정자도 설치되어 있다. 힘들 때는 너무 무리하게 걷지 말고, 이 정자에 앉아 해안가 푸른 경치를 즐겨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직사광선 대박인 곳)
다크 투어리즘이란 어두운 역사가 새겨져있는 장소를 돌아보는 여행을 말한다. 문명이 있는 곳에 끈질기게 달라붙었던 전쟁. 아직은 살아 숨 쉬는 핌이는 이런 장소를 돌아보며 낙담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다해 살자는 다짐을 한다.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라며 감당하기 힘든 운명에 놓인 프로도에게 미스란디르가 말했다.
"살다보면 누구나 그럴 때가 있지. 하지만 우리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란다.
우리가 할 일은 주어진 시간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뿐이야.
이 세상에는 악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빌보는 그 반지를 찾을 운명이었고, 너는 반지를 갖게 될 운명이었던거야.
그렇게 생각하면 기운이 나지."
(왓챠에 반지의 제왕도 있음ㅋㅋㅋㅋ 너무 좋다🧙🏻♂️)
평화가 불가능해 보이더라도 다른 이에게 연민을 갖고, 안 좋은 일을 겪은 것을 운이 나빠서가 아닌 흐름이 만들어낸 운명이었다 생각하며, 그 속에 놓인 스스로를 탓하지 말고 자기 자신이 그 운명 앞에서 무엇을 할지 선택할 수 있는 존재라고 인지하는 것.
그렇게 운명의 갈래를 나만의 방식으로 가르고 뻗어 내는 것.
핌이는 다른 그 누구보다 핌이 자신을 가장 사랑하기 위해, 비극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핌이가 어떻게 살아갈지에 집중하고 싶다. 그러다 결국 핌이가 사그러진다 해도, 핌이는 무너진 것이 아니다. 악의는 누군가를 무너뜨릴만한 통찰력이 없으니까.
(일제가 당시의 제주도민들을 착취해 만든 구멍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참패했더라고 송악산이 후손들에게 가르쳐주는 곳이다. )
30대 핌이의 아직은 뭘 잘 모르는 신념일 수도 있지만~ 송악산 역시 말하고 있다. 자살 폭파용 선박을 은닉하겠다는 하찮은 이유로 제주도의 대자연을 벌레처럼 파먹은 일본은 결국 전쟁에서 패했다. 모두를 천황의 백성으로 만들자느니, 아시아를 일본 아래 통합하자느니 하는 유치한 희망사항도. 악의와 함께 하는 여정이라 그런지 참혹하게 실패하고 말았다. 아시아가 하나가 된다면 서로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으로 뭉칠 때이겠지. 망상과 무력으로 만든 침략이 아니라.
핌이는 현재의 일본을 증오하지 않는다... 그저 빌보가 골룸에게 느꼈던 것처럼. 딱할 뿐이다.
일본도 언젠가는 중요한 일을 할지도 모른다. 앞날은 모르는 것이니까. 세상의 연민 덕분에 살아남은 일본이 딱한 처지에서 언젠가는 벗어나기를 응원한다. 그날이 온다면, 아시아가 하나가 될 가능성도 비로소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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